- 성준씨, 우리 그만하자.
그만해. 우리.
성준씨,
(정말 많이 생각을 해보고
과연 우리가 어떻게 지내온 것일까
나는 과연 당신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지냈던 것일까
많은 시간들을 나름대로
혼자 생각을 해보면서
내린 결론이라고 해야 하나!
원래는 어제 말을 하려고 했었는데,
어떻게 일이 이렇게 되어서
지금 말을 할 기회가 있는 것 같기에,
말을 하려고 해.)
우리 그만하자!
그만해 우리.
- 죄송하지만 박성준 이사 일에는
더는 개입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여론형성...
원했던 일....
뭐? 사장님 말대로 나도 처음에는
원하는 일이기는 했었어요.
근데 제가 박이사의 일 때문에
그가 무너지기를 원하기도 하였지만
이번 일을 겪고 시간이 지나면서
하게 된 생각이 있는데,
그 생각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죄송하지만 박성준 이사 일에는
더는 개입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 이런 식의 복수가 더는 무의미하게 느껴져서요.
용서... 너그럽다..
사장님이 생각히시기에는
제가 용서한 것, 또 너그럽게 보이실지도 모르겠지만
자세히는 이야기 못 드리지만
이번 일을 겪으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이 좋은 것일까 고민하여봤지만
이제 생각이 정리되어 이야기 드리는 것입니다.
제가 이렇게 복수를 한들
과연 이게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와 나에게 남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특히 박이사보다는 제가
이 일에 대해서 생각하게 될 때
무엇이 남게 될까 생각해봤지만.
과연 무엇을 떠올리게 될지 모르겠네요.
복수를 한들 아무것도 의미를 둘 수 없는 것 자체가 될 것 같아요.
- 사장님이 필요로 하시는 게 박이사 같은 역할이라면
저는 어려울 거 같습니다.
지금 자리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장님의 사람,
사장님의 편. 이게 나에게 기회...
처음에는
저도 박이사와 맞설 생각으로
끝까지 갈 생각으로 사장님께 이야기드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제 생각이 그 때와는 다른,
변하였기에 지금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물론 사장님이 필요로 한다는 것,
어떤 것을 의미하고 있는지,
어떤 역할의 사람이 필요한 것인지는
알고 있습니다.
제가 이번 일을 겪으면서
깨닫게 된 것이라고 생각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만
그래서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사장님이 원하는 역할이
아마도 지금 박이사가 하고 있던 역할의 인물이라는 것,
하지만 저도 생각을 해봤지만
그건 저와는 맞지 않는 역할이기에,
사장님, 죄송하지만 저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는 그냥 지금의 자리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제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 아쉽네요. 이런 스캔들은 와이프 손에서 터져야
더 효과적인데.
알겠어요.
그래도 나는 아쉽기는 하네요.
끝까지 갔으면 싶기도 했는데,
어쩔 수 없네요.
그래도 이런 스캔들은 와이프 손에서
터져야 더 효과가 크게 퍼지는 것이기는 한데..
어쩔 수 없죠.
- 아쉽네요. 이런 스캔들은 와이프 손에서 터져야
더 효과적인데.
게시판을 통해서 올라온
박이사관련 제보의 글....
아까 사장님이 하신 말이
이걸 의미하시는 것이었구나.
언젠가는 터지기는 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였지만
사장님이 이야기한 날
바로 이렇게 나오게 될지는 몰랐네.
게시물을 보니
사람들이 출근하기 바로 직전에 올라왔네.
그래도 이게 이렇게라도
알려지게 되는 것,
왜 기분이 이상할까?
앞으로 어떻게 되어가는 것일까?
- 스캔들 사실 내가 터트릴까도 했었어.
악에 받쳐서 끝까지 가보자고 했었어.
그게 나까지 망가지는 일이라도
끝까지 가보자고.
지금은 생각이 좀 변하였지만
원래 스캔들,
사장님이 아닌 내가 그냥 터트릴까도 생각했었다.
처음 그의 일을 알았을 때,
그 때의 나는 악에 받쳐서 끝까지
가볼 생각으로 시작을 했지.
물론 그게 그 뿐만 아니라
나도 같이 망가지는 일이라도
끝까지 가보자 다짐하며
일을 했었다.
- 근데 그렇게 그쪽으로 악에 받쳐가다가
알게 됐어.
내가 몰랐던, 내가 알아야했던 사실들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오로지 그 생각만으로 악에 바쳐서
가다가 알게 된 것이 있다.
원래 내가 그에 대해서
알아야만 했었던 사실들,
하지만 내가 알지 못하고 몰랐던 것들.
그걸 내가 알게 되었을 때의
내 기분은 뭐라고 할까?
그냥 기분이 멍하다고 할까
그 사실들을 알게 되었을 때,
드는 생각이 내가 왜 이러고 있나?
내가 정말 맞게 하는 게 맞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고 참 이상했다.
- 그 사람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걸 보면
속이 시원할 줄 알았는데
사람 마음이 그렇지가 않더라.
그리고 지금까지
그 일을 하게 되면서 알게 된 것은 물론
그 사람도 이제는
정말 바닥까지 내려와 저 아래로
그 밑이 어디든 끌어내려보자는
생각도 있었는데,
요즘 드는 생각이
영 좋은 것만은 아니다.
처음에는 내가 원했던 결과이기도 하지만
내가 정말 원했던 결과가 이건가 싶기도 하고
그 사람이 바닥에 있는 지금,
속이 시원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
사람 마음이 정작 그 순간이 되니까
원래 생각했던 것처럼 안 되는 거야.
- 이제는 어디를 향해,
누구를 향해 화를 내야할지도 모르겠어.
이제 막상 그 사람이 그렇게 되니까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을 해도 모르겠는 거야.
이제는 어디를 향해서,
누구를 향해서 화를 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거지.
그 사람도,
그 사람과 연관된 모든 것들이
이제는 그 사람과 같이 원래 있던 곳에서
내려와 저 아래로 내려와 있는데,
그게 그 사람들의 당연한 결과이기는 하지만,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
좋을 것인가
모든 것들이 현재의 위치에서
변화한 지금,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를
모르겠다는 거야.
- 이 모든 일을 할 때는
이렇게 될 각오가 돼 있는 거였어.
미안하다고...
원래 이런 일들이 있을 때는
생겼을 때는 당사자는 몰라도,
주변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일들이
생기게 되어 있는 거.
알았던 거 아닌가?
그보다는
당신이 지금까지
부사장과 관련이 있는 일들을 할 때는
나중에 하는 일들의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그리고 이런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에 대한
상황이나 그에 따른 각오도
되어 있었기 때문에
당신이 지금까지 일한 것 아니었나?
- 당신한테 이럴만한 가치가 있는 일들이었을까?
지금에야 내가 당신이
한 일들을 알게 되기는 했지만,
나는 생각을 해보기는 했다.
당신이 한 일들이
당신에게 당신이 살아가는 삶의 길 위에
어떤 모습으로 남기를 원했던 것일까 하고
하지만 나는 잘 모르겠더라.
당신은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당신이 어차피 결과적으론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당신이 했던 모든 일들이
생각해봤을 때,
당산에게 지금까지 그렇게 해야만 했던
가치가 있는 일들이었을까 싶어서.
당신에게는 지금의 일들이 가치가 있었던 것인가?
- 당신한테 이럴만한 가치가 있는 일들이었을까?
내 지금까지의 인생의 삶에 있어서
이렇게까지 해야만 했던 가치 있었던 일이었을까?
정선이 말을 듣고
내가 이 일들을 하게 된 것이 무엇때문이었지?
처음에 하게 된 계기!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온 것은 왜였을까?
생각을 해보았지만 나도 잘 모르겠다.
내가 하게 된 일들이 나에게 가치가 있었던 것,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왜 계속 해야만 했을까?
- 잘하고 싶었어. 높이 올라가고 싶었어.
가진 게 없는 내가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게
그거뿐이었으니까
괜찮냐고?
차대리, 지금 내가 괜찮은 건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오늘 하루 계속 생각을 해봤는데,
내가 해왔던 일들, 과연 그 일들을
나에게 어떤 존재였으며, 가치가 있는 것일까?
원래 처음에는
그냥 별다른 것이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회사에서 맡겨진 일들을
잘하고 싶었던 것,
그래서 되도록 높이 올라가고 싶었던 것.
그거였어.
나는 회사에 들어와서도
가진 것이 없었던 나였는데,
가진 것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회사에서 일을 잘 하는 것
그거 하나뿐이었으니까
내가 노력해서 일을 완수할 수 있는 것들,
그게 내가 회사에서 하는 일이었으니까.
- 보여주고 싶었나봐. 정선이한테, 사람들한테
어떤 경계에 섰을 때, 선택을 해야 했는데,
이정도면 괜찮겠지 하면서 선택한 게,
어느 순간 경계에서 한참 벗어나있었어.
정신차려보니 손 쓸 수 없을 만큼
멀어져있더라.
그래서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정선이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
물론 내가 일을 할 때는
그 일에 대한 선택지가 있었어.
그 일을 맡게 되면 어떤 것이 있고
그렇지 않으면 어떤 것이 나에게 오고
그런 선택의 길,
하지만 그 선택의 결과에 따른 것들이
나에게 오더라도
뭐? 이거쯤이야, 이정도야 괜찮아.
가능해하며 선택했던 것들.
그게 시간이 갈수록
내 주변에 쌓여가는 거였어.
처음에는 쉽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경계에서 한참을 벗어나 있었다.
나중에 되돌리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아니었던 거지.
되돌리기에는 너무 멀리와 있던 나.
내가 한 일들로 인해서 멀어져 버린 내가 있었어.
- 그래도 차라리 다행이야.
여기서 멈출 수 있어서
그래도 지금이라도 멈출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을 해.
멈추는 시점이 너무 멀리와 버린 지금이기는 하지만
지금이라도,
상황이 어떻게 되었든
멈출 수 있어서 조금이나마 다행이라고
생각을 한다. 나는.
- 그 놈 후회할거다.
나도 후회하지 않니?
그 놈 후회할거야.
너가 여기까지 무슨 일이야?
지금 너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나도 들어서 알고는 있는데,
박서방, 그 사람
분명 후회하게 될 거야.
자신이 지금 무슨 일을 하였는지,
그 결과가 가져온 지금의 일을
분명 후회할 날이 올거라는 거야.
왜 그렇게 생각을 하냐면,
내가 전에 너에게 말했지.
나 퇴원할 때.
나도 후회하였다고 이야기했던 것처럼
나도 내가 후회하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는
처음에는 몰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알게 되더라고.
내 행동으로 이루어진 결과가 나에게 주는 것이
후회뿐이라는 것을.
지금은 아니더라도
분명 그 놈도 후회할거야.
- 그냥 미워하는 게 힘들어서요.
예전의 저였으면
아마도 지금도 엄마를 미워하고 있을 거예요.
하지만 요즘은
제가 겪은 일들 때문인지는 몰라도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게
힘들다고 느껴지는 때가 많아졌어요.
그래서 머리도 식힐 겸,
내 나름대로의 정리도 할 겸해서
왔던 것이었어요.
그냥.. 그냥 미워하는 게 힘들어서요.
- 그거 알아요.
성준씨는 나랑 있을 때 항상 슬퍼 보이는 거.
더 오래 같이 있으면
시간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갈수록 그 슬픔이 더해지는 거 같아.
성준씨는 알까요?
당신이 나랑 있을 때 항상 슬퍼 보이는 거.
처음에는 서로의 시간이 함께
더 많아지고, 오래 같이 있으면
또, 시간이 지날수록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성준씨의 슬픔을 가진 모습이
점점 더해보였다는 거 말이예요.
물론 즐거운 것 같은 모습도 있기는 했지만
슬픔을 가지고 나를 대하는 것 같은
모습이 더 많았던 거라는 거.
- 왜 그랬는지 몰랐었는데,
이제 알 것 같아요.
난 성준씨한테 그런 사람인거죠?
슬픈 걸 상기시키는 사람.
나차장님이랑 헤어진 걸 기억나게 하는 사람
난 성준씨 만나면서
왜 슬퍼 보이는 걸까 생각을 해보기도 했어요.
처음에는 잘 모르겠어서
그냥 지나가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이제는 좀 알 것 같아요.
성준씨에게 나라는 존재는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슬픔을 상기시키는 존재.
나차장님이랑 헤어진 걸 기억나게 하는 존재.
당신에게 나는 행복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 아닌
슬픔을 다시 생각나게 하는 존재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된 것이라는 거예요.
- 그동안 부사장님을 존경했습니다.
절 신임하고 맡겨주신 일들 잘 해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멈춰서 부사장님께
옮은 말을 해야 했던 순간에도
그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만 멈춰야 할 때인 거 같습니다.
부사장님, 지금에 와서
이런 말씀 드리는 것이 죄송합니다만
이제는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존경했었고
절 믿고 맡겨주셨던 일들
그게 무엇이든 잘 해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에 이르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부사장님이 저에게 시키셨던 일들,
그게 나쁜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옮은 말을 못했던 많은 일들,
단지 주변사람들에게, 부사장님께
잘 보이고 싶고, 높이 올라가려고 생각했던
저로 인해서
지금의 이런 결과가 생겼다는 걸요.
하지만 늦었지만
이제는 멈춰야만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 부사장님은 제게 기회를 주셨고 선택은 모두 제가 한 겁니다.
그러니 결과에 대한 책임도 제가 지도록 하겠습니다.
그간 믿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부사장님은 제게 기회를 주셨던 것이고,
그 선택의 결과는 제가 한 것이기에
제가 만약에 부사장님이 준 기회에서
올바른 선택을 했다면 없었을 일들이기에.
제가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기에
그러니 결과에 대한 책임도
제가 지도록 하겠습니다.
그간 믿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 난 서로 감추고 싶은 건
말 안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그건 서로한테 상처가 되네.
나는 사람은 누구나 다 비밀이 있고,
각자의 사정상 감추고 싶은 것들,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말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일들을 보면서,
서로에게 감추기만 하면
그게 좋은 것이 아니라
나중에 결국엔 서로에게 상처만
남겨주게 되는 것이라는 걸
느끼게 되었네요.
- 어머니께 들었어. 당신 아버지 얘기.
그래도 당신을 잘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나봐.
오늘 아니면 이야기를 못할 것 같아서
이야기를 하는데,
당신 어머니께 들었어.
당신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원래는 예전에 당신이 했어야만 했던 이야기이지만
당신이 하지 않았으니,
모르고 살았었던 것이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 생각해보는데,
나도 처음에 내가 들은 말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
그래도 우리가 살아온 시간이 있는데,
그래서 나는 당신에 대해서
잘 안다고, 많이 안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당신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많이 없었던 것이야.
- 난 말이야. 어릴 때 꿈이 그거였어.
서로 사랑하는 부부가 있고
사랑 받는 아이가 있고
그래서 누구하나 외롭지 않은 가정을 만드는 거.
나는 내가 이루고자 했던 것.
꿈이 그렇게 이루지 못할 정도로 큰 것이 아닌
진짜 평범한 그 자체인 꿈.
내가 이 집에 이사온 날, 했던 말과 비슷한데,
서로 사랑하는 부부가 있고.
부부에게는 또한 그 사랑을
그대로 받는 아이가 있고,
그래서 정말 누구하나 외롭지 않은
가정을 만드는 거.
정말 평범하면서도 화목한 가족을 이루는 것
그거였거든.
- 당신이 그랬지. 우리 처음 만났을 때
나랑 같이 손을 잡고 늙어가는 미래가 그려졌다고.
나도 그랬어.
당신이랑 그런 가족을 만들 수 있을 거 같았어.
그래서 더 당신이 좋았을지도 몰라.
이야기하면서 생각난 것인데,
당신도 얼마 전에 그랬지.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나랑 손을 잡고 같이 늙어가는 미래가
머릿속에 그려졌다고 말이야.
나도 생각을 해봤다.
당신 말처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어떠하였지하고,
생각해보니 당신과 같았었다.
당신처럼 나도 당신이랑 당신이 생각했던
그런 가족을 만들 수 있을 거 같았어.
그래서 더 당신이 좋았을지도 몰라.
당신에게서 내 소박한 꿈이 이루어지는 걸 봤다고 할까?
- 근데 어쩌면 난 내가 보고 싶은 당신 모습만 봤나봐.
요즘 생각을 해보면
이런 거 같아.
나는 당신에게서 내가 보고 싶은,
찾아내고 싶은 당신의 모습을 보고
당신을 만나고 살아왔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당신을 만난 것은
회사에서였으니, 회사에서 당신이 겉으로
보여주는 모습들중에서
내가 생각하는 그런 모습들만
보도록 했던 것은 아닐까 하고.
- 내가 당신을, 우리가 서로를 정말 이해하고 산걸까?
그래서 생각을 해봤어.
당신이랑 내가
함께 살아온 10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우리들은
내가 당신을, 당신이 나를,
우리가 서로를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정말 이해하고 산 것일까 하고.
아니면 이해하도록 노력하면서라도
살아간 것이 맞을까 하는 생각.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며 산 순간이 있었는지
생각도 들게 하더라.
- 말을 해주지 그랬어.
이해할 기회라도 주지.
나는 그렇게 했고, 자기는 못했다.
자세히는 아니더라도
당신이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말을 해주었으면 어땠을까
싶더라.
당신에 대해서
당신의 일에 대해서,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면
어떠하였을까 싶기도 하더라.
말이라도 했으면 과연
지금처럼 이러한 상황이 왔을까 싶은.
- 말했으면 넌 이해하려 했겠지.
어떻게든 날 감싸주려고 했을 거야.
너는 함께 살아왔던 모든 순간들,
그 때의 모습을 보면
당신은 모두 나와 주변의 상황에 대해서
이해하며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걸 봤어.
내가 보여준 겉으로 보여주는 모습들로도
그것이 무엇이든 이해하며 살아가게끔
나를 봐주었어.
만약 내가
너에게 정말 회사에서의 일들을
모두 이야기했으면
너는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노력했을 것이고,
또, 어떻게든 날 감싸주려고도
노력을 했을 것이라는 걸 알아.
올바른 길을 가도록 날 도왔을 것이라고 말이야.
- 근데 내가 그럴 수가 없었어.
정선이 니가 친엄마한테
어떤 상처를 가지고 있는지 아는데,
그런 너한테 우리가 누군가한테
그 상처를 남긴 사람이라고
차마 말할 수가 없었어.
하지만 내가 그럴 수가 없었어.
물론 내가 혼자 생각하고 할수 없는 것이라고
결정한 것이기는 하지만,
정선이 니가 친엄마한테
어떤 상처를 가지고 있는지
알고 있는데,
그게 너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알고 있는데,
그런 너에게
내가, 나의 가족들이
누군가에게 당신이 아는 그 상처를
남긴 사람이라는 걸
차마 말할 수가 없었어.
- 내가 너한테 솔직하게 내 가족 얘기를 했다면
부사장님이 그런 제안들을 했을 때,
같이 의논했다면
지금쯤 모든 게 달라져있겠지.
알아!
내가 너에게 솔직하게
내 엄마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전부했다면,
부사장님과의 관련된 일들에 대해서
제안들을 처음 받고
생각을 할 시간이 있었을 때,
너와 함께 의논을 했다면
지금쯤 우리는 모든 것이
달라져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해.
너와 함께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있었을 것인데,
그러지를 못했으니까.
달라진 또 다른 우리의 모습 속에서는.
- 그게 후회가 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지만
이미 늦은 것이라는 것도 알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왜 말하지 못했던 지난 날들이
후회가 돼.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린
것들이지만
왜 예전에 말하지 못했을까
생각이 들더라. 요즘.
- 당신은 지난 10년간 나한테 가장 소중한 사람이었어.
그래서 더 당신을 용서할 수가 없었어.
당신 참 미웠는데, 어머니가 그 얘기하시는데,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
지금에야 어쩔 수 없는 것이 되었지만
생각해보면 나에게 있어서
당신은 당신과 함께 했던 10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었다는 거.
세상에 무엇보다도 소중한 사람이었다는 거.
근데 그게 이번 일로
한순간에 무너져버렸다는 거.
소중하게 생각했던 당신이 나에게
보여준 것들이 나에겐
당신을 용서할 수 없을 정도로
미워하게 했는데,
당신 어머니가
가족들에 대해서,
당신에 대해서 이야기해주는데,
내가 생각해도 이상하게끔,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너무 아프게 느껴지더라.
- 미움만 남기엔 너무 많은 일이 있었나봐.
우리 이제 그만하자. 그게 맞는 거 같아.
소중했던 사람이
미워졌는데,
당신의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면서
그게 조금씩 변한 것인지.
아마도 미움이라는 것만 남긴 것이 아니라
지난 우리가 살아온 시간들 속에
미움만이 아닌 다른 것들도
우리들의 시간 속에 함께 공존했었던 것 같아.
미움이라는 감정으로 설명이 안 되는
우리들에게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래서 생각을 많이 해보고 결정을 한 거거든.
우리의 결과는 이렇게 되었지만
우리 이제 그만하자.
그게 우리에게는 맞는 것 같아.
- 정선아, 당신이 잘 지냈으면 좋겠어.
진심이야.
지금에야 말해서 무슨 소용일까 싶지만,
당신이 어떻게 생각을 하든,
나는 당신이 앞으로 잘 지냈으면 싶어.
진심이야.
- 괜찮아지실 거예요.
팀장님 강한 분이니까
이것도 다 지나가고 괜찮아지실 거예요.
얼른 팀장님 다시 웃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팀장님 존경하거든요.
팀장님은
괜찮아지실 거예요.
강한 분이시기도 하고,
지금의 시간들도 지내다보면
다 지나가고 괜찮아지는 순간이 있으실 것이라는 거.
그게 빨리 찾아와 다시 웃으셨으면 좋겠어요.
존경합니다. 팀장님.
- 정선이 사진보는 성준
예전의 카메라 있던 필름...
내가 찍은 것들이었는데...
뭐지...
아... 정선이의 사진들...
이 사진들을 보면
다 엊그제처럼 생생한 거 같은데,
왜 이렇게 슬플까.
나에게 있어서 정선이는
무엇인가...
정선이가 나에게 주는 의미는
이 사진들 속의 모습들이
다 지금의 나에게는 소중한 모습이 되었다.
물론 지금은 되돌릴 수 없는 것,
지금 다시 생각을 해봐도,
그 당시에는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지내왔던 정선이와 함께 했던 시간들.
나에겐 다 그 순간들이
소중하였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정작 그걸 놔버렸기에
이렇게 된 것을.
내가 왜 그렇게 살았던 것일까?
사진들을 보는 내내
너무 후회가 되는 것,
눈물이 난다.
이제 어쩔 수 없는 이때에.
- 좋아요.
지금은 혼자 행복해지는 거부터 해보려고요.
좋아 보인다고요?. 연애요?
그건 아니에요.
그냥 지금의 나가 좋아요.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보다는
지금은 그냥 나 혼자서 행복해지는 방법부터
찾아보려고 해요.
지금 나에겐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더욱 필요한 것 같거든요.
- 당신이랑 헤어지고 나서 그런 생각을 했었어.
애초에 당신을 만나지 않았으면 더 낳았을까?
근데 그건 아니더라.
잘 지낸다니 다행이네.
당신이랑 헤어진 후,
지내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
만약에 우리가 만나지 않았더라면,
애초에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나보다 더,
혹은 지난 과거의 10년의 함께 했었던
시간들이 더 좋았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물론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다른 모습이든,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겠지만.
생각을 해보면 만나지 않았던 가정으로
내 삶을 생각해봤어도
더 좋았을 거 같지는 않아.
- 그래도 당신을 만나서 다행이었어.
그 시간을 후회하지는 않아.
그래도
내가 당신과 함께 했던 시간들,
10년이라는 시간이었지만
당신을 만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당신을 만나서 미웠던 시간보다
당신과 좋았던 시간도 많았던 것 같아서.
그 시간이 앞으로 어떻게
내 기억 속에 남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당신과 함께 했던 시간을
후회하지는 않아.
- 니가 좋았던 기억들만 간직했으면 좋겠어.
나도 지금 말하는 것이 너에게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너가 나와의 시간들 중에서
좋았던 순간들만 기억에 담아두고
간직했으면 좋겠어.
나쁜 것보다는 좋은 기억들만 간직하고 살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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