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기.. 이건 제가 가질게요.
사랑이 방을 치우기는 해도,
저 침대의 모빌,
저 하나만은 가지고 있어야할 것 같아.
나에게 왔던 사랑이,
사랑이를 위해서 준비했던 것 중에
하나는 가지고 있어도...
- 아기방 정선
사랑이 방을 치우고 나니,
정말 이제 아무런 생각이 안 나는 거 같은
그런 기분이네.
이 방이 사랑이가 올 생각을 하며,
채웠던 것들, 그로 인한 시간들,
모두 여기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어제 그이와의
이야기로 어느 정도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는
방향을 정한 것 같기에,
우선 이 방을 비우기는 했는데,
참 기분이 멍한 것 같네.
- 유리의 우산 본 정선
유리...
어... 저 우산은....
성준의 차에 있던....
비와서 우산을 가지고 왔고
또, 사람들 시선들 때문에
따로 들어오려나 본데,
결국 같이 있었다는 걸
저 우산이 나에게 말을 하고 있는 거네.
- 부사장님께서 제 울산지점 발령을 지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무슨 일이요?
그건 부사장님도 아실 것인데,
부사장님께서 저를 울산지점으로 발령을 보내라고
지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야기 드리려고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 네, 저도 그 점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인사가 온유리씨와
박성준 이사의 불륜 때문이라면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서 찾아뵙습니다.
선을 넘는다... 조직인사... 부사장 내 고유 권한인데..
네, 물론 그 점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뭐? 발령이야 있을 수 있다고 해도
생각을 해봐도 이건 아닌 듯 싶어서
찾아오게 되었지요.
제가 여기 직접 찾아온 것은
이번 인사가 부사장님도 아시는 것처럼
온유리씨와 박성준 이사의 불륜 때문이라면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서 온 것이니까요.
- 만약 이번 인사가 둘의 불륜을 덮기 위해
저를 희생양으로 삼으신 거라면,
저는 이 일을 좌시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 모든 일을 공론화 하겠습니다.
제가 지난 주말에 둘의 불륜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고
그 사실을 확인은 했겠고,
그 사실이 퍼지는 걸 막겠다는 생각으로
즉, 불륜을 덮을 목적으로
저를 희생양으로 삼으신 거라면
저는 이 일을 좌시하지 않을 생각이라는 것을
이야기 드리려고 찾아왔습니다.
이 사실에 대해서, 모든 것에 대해서
공론화 하도록 하겠습니다.
- 전 이미 많은 걸 잃었습니다.
잃을 게 없는 사람은 두려울 것도 없지요.
저도 잃을 게 있을 거라고요?
부사장님, 지금 절 걱정하시는 건가요?
그렇게 생각이라도 해주시는 건가요?
근데, 저는 아시는 것처럼
이미 많은 걸 잃었습니다.
제가 생각을 할 때는
이미 많은 걸 잃은 저에게서
더 잃어버린들 표시도 안 날 거 같은데요.
그만큼 많이 잃었기에.
저는 지금 잃은 게 없는 지금,
제 앞에 무엇이 되었든
저는 두렵지 않거든요.
- 확실한 건 이 모든 사실이 공론화되면
이로 인해 잃는 건 부사장님이 더 크실 거란 겁니다.
그리고 확실한 것은
이 모든 것들이 공론화된다면,
이로 인해서 잃는 건
제가 아니라 지금 제 앞에 계시는
부사장님이 더 크실 것이라는 겁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것들은
이미 많이 잃어버린, 사라져버린 상태라서
별로 티도 안 날 것인데,
반대로 부사장님은
공론화되면 지금 가지고 계신 모든 것들이
사라지실 수도 있다는 것,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예견된 일이라는 거죠.
- 아니요. 저 자신을 보호하는 겁니다.
그 점 숙고해서 결정 부탁드립니다.
협박하냐고요?
아니요? 제가 부사장님을 협박해봐야
얻을 게 없는데 왜 하겠어요?
그냥 전 제 자신을 지켜려고,
보호하려고 하는 것뿐입니다.
제 자신을 보호하는데,
필요한 방법이 이것이라고 생각이 되기에
지금 이렇게 와서 이야기를 드리는 것이고요.
이미 많은 걸 잃은 저인데,
여기에 부당한 이유로 발령을 받아
이동하는 것은
제가 생각을 해도 아무리 이해도 안 되고
가고 싶지도 않거든요.
저는 이미 제가 할 이야기를
다 말씀을 드렸으니,
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아실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 점 숙고해서 결정 부탁드립니다.
- 넌 좀 어때?
계속 사무실에서 보려니 힘들지?
정선아, 너는 좀 어때?
지금 널 보니 그렇게
좋아 보이는 건 아닌 건 같아서.
물론
계속 사무실에서 보려니 힘들지만
오늘은 좀 안 좋은 거 같아서.
- 둘이 다시 만나는 거 같애.
힘드냐고?
그렇지...
같은 사무실에서 있으면서
업무적인 것이라고 해도
계속 신경이 쓰이기도 하지만
요즘 분위기나 여러 가지 지켜보면
둘이 다시 만나기 시작하는 거 같애.
같이 있는 거 같아.
- 난 이렇게 망가졌는데, 행복할까?
다 망가져버렸음 좋겠어.
내 기분이나 상황이 어떤지
저들이 알까?
나는 지금 망가진 상태로,
너에게 이야기했던 것처럼
내 상태가 엉망 그 자체인 지금인데,
그 둘은 행복할까?
지금 드는 생각은 하나다.
그냥 다 둘과 관련된 모든 것들은
다 망가져버렸음 좋겠어.
- 너 할 말 있다며, 얘기해.
무슨 일 있어?
음.. 그보다 너 할 말 있다며,
너가 일이 아닌 그냥 할 말을 있다는 것도
신경 쓰이는 것이지만,
회사에 늦은 시간까지 있으면서
지금 이야기해야 할 것이 있다는 게 뭐야?
이야기해.
무슨 일 있어?
- 1년이 지난 지금, 이 사실을 밝히는 건
배이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1년은 저에게 지옥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의 시간도 그랬겠죠.
더 이상 그런 피해자가 생기는 걸 묵과할 수 없어
이 일을 공개합니다.
저는 처음에는
도망을 가는 것을 택하였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다시 회사에 돌아왔으나,
돌아오기까지의 1년이라는 시간,
지옥 같은 시간이었고,
다시 회사로 돌아오기까지 많은 생각을 하고
다시 나오게 되었습니다.
회사에 다시 다니기 시작은 했으나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그냥
저 하나만 조용히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기도 하였으나
그 이후 저 말고
다른 피해자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계속 같은 일이 회사 내에서 반복된다는 것
그 피해자들도 저와 같은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 저를 움직이게 하였습니다.
계속 가만히 있으면
저와 같은 피해자들이
제가 경험했던 그 지옥의 삶에 들어오는 것,
그것은 이제는 막아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에
용기를 내어 제가 겪었던 일을 중심으로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 이현아 과장이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겁니다.
지금은 그런 이과장의 결정을 지지하고
지켜봐주는 게 제가 할 일인 거 같습니다.
처음에는 당사자가 공론화 되는 걸 원치 않았기에
제가 그렇게 하도록 도운 것이지만
지금은 당사자가 직접 거론을 하며,
알리는 것은 아마도 과장 스스로의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제가 개입하는 것이 처리하는 것보다
지금 이과장의 결정을 지지하고
지켜봐주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 회살 위해서도 썩은 고름은 터트리는 게 맞겠죠?
문제를 덮고 그 문제를 무마한다고
그 문제가 사라지진 않을 테니까요.
물론 사장님 말씀대로
임원은 개인보다는 회사의 일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미래를 생각해보면
썩은 고름은 터트리고 밖으로 드러내는 것이
더 좋은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문제를 덮고 무마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사라진 것도 아니고,
언젠가는 겉으로 드러나게 되니까요?
- 그 여자 찾으러 왔니?
어... 이 시간이 이 인간을....
그 여자 찾으러 왔니?
(아까 나갔는데 왜 여기서 찾지?
뭐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니까
찾든가 말든가, 나는 가야겠다.)
- 조직에서 내부 고발자가 된다는 건,
그리고 성범죄의 피해자가 된다는 건,
각오만으로는 견뎌지는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일중 힘들었던 건,
제 안의 두려움을 대면하는 일이었습니다.
두려움이 엄습할 때마다
숨어살았던 지난 1년의 시간을 떠올렸습니다.
평생을 그렇게 숨어살았다면,
아마 더 크게 망가졌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뒤로 물러서지 않을 생각입니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고
문제가 공론화되길 바랍니다.
그래야 작은 변화라도 생길 수 있을 테니까요.
회사라는 조직에서 내부 고발자,
그것도 다른 것이 아닌 성범죄에 관련된 고발,
그것도 피해자였던 당사자인 제가 한다는 것.
이렇게 앞에 나서기까지
많이 생각을 했습니다.
그냥 나서겠다고 마음먹고,
각오를 다지는 것만으로는
이겨낼 수 없는 것이더군요.
저라고 이렇게 하기까지 두려움이 없지는 않았으니까요
제 주변의 모든 것들이 저에게는 두려움, 공포
그 자체로 다가오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지금 모든 것들이라고 하지만
그 중에 가장 힘들었던 것은
제가 가지고 있는 마음속의 두려움이 가장 컸습니다.
그래서 그 두려움을 들여다볼 때마다
제가 지내왔던 1년이라는 시간을,
숨어 지내왔던 1년의 시간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1년이 아닌 지금도, 앞으로
평생을 숨어 살았다면,
지금 저의 모습은 없었을 것입니다.
아예 망가진 삶 속에서 허우적대는
저만 남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뒤로는 더 이상
물러서지 않을 생각입니다.
저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
그것이 회사내 모든 사람들이라도,
알게 되어 공론화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앞으로는 작은 변화라도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기에.
- 안타깝게도 다수의 피해자가 있었고
다른 피해자 몇 분도 저와 함께 이 일을 고발하는데
동참해주셨습니다.
아무쪼록 앞으론 이런 피해자가
재생산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안타깝게도 이렇게 제가 행동하기까지
저 말고 다수의 피해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분들중 몇 분도 저와 같이 이 일을
고발하는데 함께 해주셨습니다.
아무쪼록 앞으론 이런 피해자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 죽으면 안 되죠.
살아서 두고두고 죗값 치르셔야죠.
아, 이사님,
죽는다고요...
누가 죽으라고 했나요?
제가 원하는 건 죽는 게 아닌데요.
죽으면 안 되죠.
살아서 두고두고 죗값 치르셔야만 해요.
그게 제가 이렇게 하는 이유이니까요.
- 그 사람은 왜 자기 딸이랑 불미스러운 관계까지 가진
박이사를 안 버리고 나차장을 치려고 했을까?
너무 아끼는 직원이라.
내가 직접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는 차차 두고보면
알게 될지도 모르겠네.
아무튼 부사장 그 사람은
왜 자기 딸이랑 불미스러운 관계까지 가진
박이사를 안 버리고 나차장을 치려고 했을까?
아까운 직원이라..
내가 직접 자세히는 이야기는 못해도
결코 그런 것만으로는 이유가 충족이 안 된다는 거.
- 무슨 말씀이신지?
나를 치려고 한 것,
박이사 아끼는 직원이라..
사모님이 지금 무슨 말씀을 하는 건가?
부사장님과 박이사랑 관련이 있는 것 같기는 한데,
무슨 말씀인 것인가?
- 저한테 왜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거죠?
안 놓을 거라고...
보통 끈끈한 게 아니라고...
그래도 왜 저한테 이런 말씀을 하고 있으신 것인지요?
부사장을 괴롭히고 싶다..
선물이라고...
부사장님 사모님이 이렇게 이야기한 것은
무슨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선물이라고도 하셨어.
부사장과 박이사 둘에 대해서
더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
- 나도 내가 이혼하게 될 줄은 몰랐지!
한치 앞을 모르는 인생이라..
그렇기는 하네.
나도 내가 이혼을 하게 될 줄은 몰랐지!
과거의 나였다면
정말 꿈도 못 꿀 것 같은
이혼인데,
지금은 예전과는 반대로
이혼이라는 생각을 머릿속에 갖고
지내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
이혼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 생각을 가지고 준비중이라고 할까?
아무튼 나도 내가 이렇게
생각을 가지고 있게 될 줄은 몰랐다.
- 그 땐 오해해서 미안했어.
그런 문자까지 보내고.
한 번은 사과해야 할 거 같아서.
미나씨,
그 땐 오해해서 미안했어.
나도 무슨 생각을 했는지
그런 문자를 보내고,
넌 아니라는 것은 알게 되었는데,
그 동안 너에게 사과할 시간을,
미안하다고 이야기할 시간을
갖지를 못해서,
이제야 이야기하게 되었네.
오해해서 미안해.
그 문자 보낸 것도 미안하고.
- 이상한 문자가 왔거든
우리 팀에 그 사람 여자가 있다고
누가 문자를 보내서
내가 좀 돌았었나봐.
내가 익명으로
그런 문자를 보내게 될 줄은
나도 몰랐었으니까!
너가 문자 받고 놀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지!
그게 나한테 이상한 문자가 왔었거든.
우리 팀에 그 사람 여자가 있다는 문자.
그 문자를 받고 난 후의
내 시간은 완전히
이전의 내가 아닌 나였으니까
미나 너도 요즘의 나를 봐왔기에
어느정도 느꼈을 거야.
그래서 그 문자를 보내게 된 것인데,
아무래도 그 때는 정말 내가 돌았었나봐.
- 결국 그 문자가 진짜였지만.
처음에는 과연 그 문자가
진짜일까 장난으로 보낸 거짓일까
생각을 하면서,
팀 사람들을 의심하고
나름대로 생각을 하면서 지냈었지.
그래서 알게 된 문자의 내용이
진짜라는 것이 날 더 놀라게 하고
지금의 상황까지 만들게 되었으니까
- 차장님, 그 날 받으셨다는 그 문자요.
차장님,
이걸 이야기를 드려야 하는 게 맞나 모르겠지만
어차피 지금은 다 아시는 것이니까.
이야기를 드리는데,
그 날 받으셨다는 그 문자요..
그게 사실... 제가 정말 우연히 보게 된 것인데...
- 그게 온유리였다고!
이게 무슨....
지금 이야기의 요점이
나에게 문자를 보낸 사람이
다름 아닌 온유리라는 거야.
내가 그렇게 찾던
문자의 주인공이 온유리.
그게 그러니까,
온유리였다고...
나에게 문자를 보낸 당사자가
온유리라고!
- 어디니? 너!
온유리가
나에게 문자를 보낸 당사자라고...
그렇다고...
그러면 내가
그 문자로 인해서
누구인지 찾고 있는 걸
그냥 옆에서 보고 있었다는 건데
우선 온유리를 만나야할 것 같아.
지금 당장...
어디인지 알려면 전화를 해야...
어디니?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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