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랙박스. 정선
(가지마요. 저도 그래야지 했어요.
잘못된 일이니까....
.... 벌은 제가 다 받을께요... 한번만.)
서류를 확인한 것으로는
유리 엄마와 관련이 있는 사람.
그러면 그것은 당연히 유리.
맞는지 확인을 하려면
블랙박스를 확인해봐야 해.
무엇인가가 찍혔을 거야.
직접 보니까
뭐라고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거 같네.
가지마라.
벌은 자기가 다 받아.
뭐? 직접 화면으로 장면을 보니
아무런 생각이 안 들 정도로
허망한 기분이네.
직접 확인하기 전
진짜일까도 생각했었지만,
그게 그냥 이 영상으로 무너져버린...
어떡해야할까?
- 유리씨가 부사장님 딸이지.
부사장님은 아니잖아요.
.. 뭐? 어쨌든 우리 팀에서
제일 높은 건 차장님이시잖아요.
전 차장님이 더 우선이예요.
와.. 하루아침에 그냥...
줄을 서야 한다...
나는 별 상관없기는 한데..
그보다 걱정인 게 차장님인데..
뭐? 유리씨가 부사장님은 아니잖아요.
딸인 것뿐이지.
그리고 제가 가까이에서 보는 분은
차장님이지.
또 팀에서 제일 높은 분이니까요.
그러니 저에게는 차장님이 우선이예요.
저 둘은 지금
행사마무리 축하자리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저 둘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 내가 박이사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가
나차장 때문이라는 거 알아요.
이렇게 유능하고 인품 바른 처와
건강한 가정을 이루고 산다는 거
이게 내가 박이사를 높이 사는 가장 큰 이유예요.
부사장인 내가
왜 박이사를 좋아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나차장 때문이에요.
일하는 모습이나 평소 회사내 이미지등으로
생각할 때, 나차장처럼
유능하고 인품이 바른 사람을
아내로, 건강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
모습이 다른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가 되니까요.
박이사 자체보다는 나차장이 옆에서
함께 보여주는 모습에서 주는 점수가
큰 부분이라고 할 수 있죠.
- 어렵게 제안해주신 자리인데
시간 내도록 하겠습니다.
.. 부모님께 말씀드리면 이해하실 거예요.
주말에 부사장님 내외와 식사라.
... 부모님 선약 ...
괜찮을 거 같은데,
어차피 유리씨와 관련 있는 분들이고
어떻게 되었든,
한번쯤은 직접 뵈어야만 하는
분들이기도 하니까
그 기회가 생각보다 쉽게 온 것일 수도 있어.
자리에 참석을 하는 것으로 해야겠어.
‘어렵게 제안해주신 자리인데
시간 내도록 하겠습니다.‘
- 뭐가 아닌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자신은 아니라고.
미나...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알기에
자기는 아니라는 거지?
전에 미나가 이야기한 것처럼
잘 안다고 착각 속에 사는 것이라고 했으면서
그냥 아니라고만 하는 것일까?
장난을 하는지 확인하러 나왔다고 했으니
아는 것이 있어서 나온 것일까?
나는 그 날 나온 이유에 대해서 물어본 것인데.
물어봐야겠다.
‘뭐가 아닌데?’
- 내 남편이랑 바람난 여자가
넌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은 건가?
그렇게 놀랄 필요 없어.
미나, 너는 아마 뭔가를 알기에
아니라고 한 것 같은데,
내 남편인 성준과
바람난 여자가 미나, 넌 아니라는 말을
지금 하고 싶은 것인가?
나도 그게 누구인지는 알고 있는데,
지금 미나, 너가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보면
너도 알고는 있는 것 같아서.
- 넌 어떻게, 언제부터 알고 있던 거야?
오래된 일이니?
설마 나만 모르고 있던 거야?
알고 계셨다...
정말 넌 알고 있던 일이네.
넌 어떻게, 언제부터 알고 있던 거야.
알고 있던 기간이 오래되었니?
혹 나만 모르고 지금 지내고 있었던 것인가?
- 저도 우연히 둘이 있는 걸..
이미 끝난 일 같았어요.
그래서 차장님이 모른 채 지나가면
그게 차라리 낮겠다 싶었는데..
아, 아니에요.
저도 그냥 우연히 둘이 있는 걸 보게 된 것뿐이고,
제가 본 모습으로 판단한 것인데,
그냥 분위기가 이미 끝난 일인 것처럼 보였고
그래서 어쩌면 차장님은 모른 채 지나가면
그게 두 분을 위해서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을 한 것인데,
이미 알고 있으셨던 것이네요.
- 그랬구나.
아직 내가 아는 거, 성준씨 몰라.
모른 척해줘.
음... 그랬구나.
우연히 보게 되어 알게 된...
뭐? 그렇게 생각을 할 수도 있었겠지.
아직 내가 알고 있다는 거,
성준씨, 몰라.
그냥 지금처럼 모른 척해주었으면 해.
어차피 내 일이니까
내가 알아서 할 것이니까
그냥 미니씨는 지금처럼 모른 척 해주었으면 해.
- 제가 담당해 지시하겠습니다.
따로 일을 맡기면 특혜를 주는 것처럼 보이니까요
총괄하에 진행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요.
업무를 빨리 배워... 유리...
제가 담당해 지시하겠습니다.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이
그것도 과장이 따로 맡겨 일을 하게 되면,
보기에 특혜를 주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니까
어차피 제가 지금 일을 총괄하고 있으니까
제가 총괄하에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좀 다르게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우선 절차대로 내려가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이
좋을 듯 싶네요.
- 죽으면 정말 모든 게 다 끝날까요?
과거도, 슬픔도, 괴로움도,
다 사라질까요?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제 존재 자체가 모두에게 상처예요.
이럴 거면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편이 낳았을 텐데,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검은 옷. 상가집 다녀오셨나...
죽으면 다 끝나는 걸까요?
내가 과거에 어떻게 살아왔든,
내가 지금 느끼는 슬픔과 괴로움,
내가 가진 모든 것이 그대로 사라지는 걸까요?
생각해보면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 같기도 하기는 한데,
지금까지 살펴보면
나라는 존재가 있는 것이
내 주변의 모두에게 상처만 주는 것 같아서요.
이럴 거면 그냥 태어나지
않았던 편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런 말을 해보네요.
- 그런 거 있지?
혼자만 간직하는 치부 같은 거.
그걸 어쩌다 그 사람한테 들켰는데,
이상하게 후련했어.
그래도 괜찮다는 게, 위로가 됐어.
너에게 지금
자세히는 이야기하지 못하지만,
있잖아.
혼자만 가지고 있는 비밀, 치부.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어서는 안 되는,
숨기고 싶은 하나의 개인적인 것들.
그걸 어쩌다가 정말 어쩌다 우연히
그 사람한테 들켰는데,
나도 이상하지!
그렇게 숨기려고만 했었는데,
들키고 나니까 이상하게 후련해지더라.
들키고 나니까 괜찮아졌어.
마음의 한 구석이 그냥 편해졌다고 할까
그게 나에겐 위로가 되더라.
- 유리씨는 남자친구 없어요?
만나는 사람 없으면 소개라도 할까 해서요.
이렇게 잠깐 시간이 난 김에
살짝 물어볼까?
어떻게 반응을 보이는지 떠봐야겠어.
유리씨는 남자친구 없어요.
.. 아 그렇게 놀란 표정할 필요는 없는데,
그냥 만나는 사람 없으면 소개라도 할까 해서
물어보는 거예요.
유리씨에 대해서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예요.
- 유리씨는 누굴 만나면,
진심일 거 같아요.
그런 사람 있나 봐요.
난 그냥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 괜찮다고 ..
유리씨는
어떤 사람을 만나면 진심으로
대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내가 물어본 것에 대해서
반응이 어쩔 줄 몰라 하는 것 같은데,
긴장을 하는 것 같은데,
살짝만 떠보듯이 물어보는 건데,
진심을 다해 만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나 봐요.
- 그런 얼굴이라.
아, 그냥 그렇게 보여서요.
얼굴에 그렇다고 나타나는 것 같이 보여서,
진심을 다해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그렇게 지금 유리씨 얼굴에
보이는 거 같아서요.
- 꽤 깊었나보네요.
여자가 느끼기에
지금 그런 사람이 있고,
진심을 다해 만나는,
좋아하는 것이든, 사랑하는 것이든
유리씨 모습에서
느껴지는 것들로 볼 때,
꽤 깊었나보네요.
그 상대방에 대한 마음이....
(계속 조금씩 반응을 보니,
내가 무슨 말을 어떻게 할지,
계속 신경을 쓰고, 긴장을 한 모습인데...)
- ... 미나씨, 오늘 연차내서 제가 받았어요.
... 안 낳을 거니까요.
이대리님, 미나.. 연차내서 제가 받았는데..
... 네...
이대리님이 전화를 미나에게...
그리고보니,
전에 안 낳을 거라고 했었는데,
그거 때문에 연차를 낸 것인가?
- 낳자고 하는 건 쉬워.
당신은 좋은 사람 역할하면서 낳자고 하면 그만이지만,
그 뒤는 어쩔 건데...
그 뒤에 그걸 감당해야 하는 사람은 결국 나잖아.
낳자고 이야기하는 건 쉽지.
당신은 계속 그렇게 해왔고,
별로 변하는 것은 없었으니까.
당신은 지금처럼 좋은 사람 역할을 하면서
아이를 낳자고 말하면 그만이지만.
아이가 태어난 뒤에 그 뒤에는 어떻게 할 건데.
그 뒤에 그걸 감당하는 건
당신이 아니라 결국에는 나잖아.
당신도 지금까지 봐서 알고 있는 거 아니었나?
그 후의 모든 것을 감당하는 나였다는 거.
그것은 아무리 생각을 해도
바뀔 것 같지가 않더라.
- 우리 아이야.
내가 아무리 병신 같았어도 나랑 상의했어야지.
이렇게 니 멋대로...
송미나 너 진짜 무섭다.
미나야, 그래도 우리 아이야.
그리고 내가 아무리 지금까지 살아왔던 모습이
병신 같았어도,
나랑 상의를 했어야지.
우리 아이고, 나는 아빠인데,
아무리 내가 그동안 잘 해준 것이 없었다고 해도,
이렇게 니 멋대로...
지금 생각나는 건 다른 것이 아니라
무섭다는 생각이 드네.
미나, 너의 다른 모습을 본 것 같아서,
미나, 너가 진짜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
- 유리씨가 전에 그랬죠?
자격이란 게 있는 거 아니겠냐고?
맞아요.
우리 팀에 발령받는 직원은
해외 컨텍 업무가 많아서
기본적인 영어 의사소통은 가능한 사람이 와요.
유리씨,
전에 식사할 때 그랬죠?
자격이라는 것이 있는 거 아니겠냐고?
생각해보니 맞아요.
보통 우리 팀에 발령을 받아 오는
사람들은 팀의 특성상
해외 컨텍 업무가 많아서
기본적으로 최소한 영어로
의사소통은 가능한 사람이 오게 되어 있어요.
기본적으로 영어는 해외와 의사 소통시
다 통용이 되니까요.
원래 우리 팀에 발령받아 들어오는
사람들이 가져야 하는 최소한의 조건이자
자격인 것이지요.
그런 이 곳에 유리씨가 들어온 것.
- 유리씨가 여기 들어온 건 그러니까
특혜죠.
유리씨가
지금 서 있는, 일하는 이 전담팀에 들어온 것
그것은 유리씨가 그렇게 이야기했던
자격이 있어서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겠죠?
어떻게 들어왔는지는
본인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니까
그리니까, 간단히 말하면
자격 있어서가 아니라
자격과는 관계없는 특혜라는 거죠.
- 유리씨보다 6개월 일찍 들어온 상우씨도
아직까지는 서브업무만 해요.
들어온 지 몇 달 안 된 신입사원한테
이런 큰 업무를 맡기지는 않죠.
역시 특혜예요.
유리씨보다 6개월 먼저 들어온
유리씨 앞 자리의 상우씨도
아직 서브업무만 해요.
원래 전담팀의 신입사원들이 거치는
그런 업무와 기간을 고려해
업무를 배정하고 하는 시스템인데,
하나씩 할 수 있게끔 적응할 수 있도록,
하지만
들어온 지 몇 달 안 된 신입사원한테,
지금 유리씨가 하는 업무를 맡기는 것 자체가
원래는 말이 안 되는 거였죠?
원래는 다른 사람이 맡아야 하는 업무인데,
어쩔 수 없이 맡겨야 하는 것.
그래서 지금 유리씨가 하게 된 업무도
역시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자격이 아닌 특혜라는 것.
- 유리씨가 부사장님 딸이 아니면
가질 수 없었던 특혜.
그게 유리씨 자격인 거죠.
그러니까 죄송하다고 할 필요 없어요.
유리씨는 그 자격으로 여기 앉아있는 거니까
내가 지금 이야기한 것들이
유리씨가 부사장님 딸이 아니었으면
가질 수 없었던 특혜라는 것,
부사장님 딸이기에 가능한 특혜.
물론 타 부서사람들도
유리씨에게 지나갈 때 인사하는 것도
생각해보면 특혜이긴 하지만
그건 뭐? 우리 팀과는 상관없는 것이니까!
그러니까 유리씨가 그렇게 이야기했던
자격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했던 것.
그 자격이 지금 유리씨에게는
부사장님 딸이라는 것,
이게 유리씨가 가진 자격이에요.
그러니까 나에게든 누구에게든
업무상으로든 죄송하다고 할 필요 없어요.
유리씨는 그 자격으로 인해서
지금 이 팀에 앉아있는 것이니까!
- 착한 사람까지 하고 싶은 거 같은데
그런 거 그만하죠. 더 불편해서요.
아, 그리고 착한 사람까지
하고 싶은 생각이 있는 건가 해서
말하는 것인데,
회사에서 꼭 착한 사람처럼
보이려고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요.
그게 평소의 모습인지는 모르겠지만
꼭 그렇게 보이려고 노력을 하는 것 같아서,
그런 거 그만해도 된다는 거.,
보는 사람이 불편함을 느끼게 되거든요.
- 반지 보는 정선
아, 반지...
오늘은 반지를 빼고 가야하겠어.
오늘 내가 하려는 일을 하는데,
반지가 있으면 좀 불편할 것 같아
굳이 반지를 끼지 않아도
다 아는 자리이기도 하니까
빼고 약속장소에 가면 되겠어.
- 오해마.
적어도 당신을 위해 그런 건 아니니까
왜 이런 자리를 약속했냐고!
어떻게 되었든 오해는 하지마.
여기 나온 것은
내 개인적인 이유때문이지,
내가 생각하는 일을 하려고,
적어도 당신을 위해서,
당신이 이사된 것 때문에
약속을 잡은 것은 아니었으니까!
오해는 하지마.
- 유리 본 정선.
어... 유리도 왔네.
부사장님 내외분과 식사인데,
뭐! 유리도 생각해보면 가족이기는 하니까
같이 왔나보네.
그리고 나에게는 어쩌면
더 잘 된 일인지도 모르지.
유리도 관계된 일이기는 하니까.
- 당신 견과류 알레르기 있잖아.
그거 얘기하는 거죠.
유리씨,
(팀장님, 아몬...)
아, 당신 견과류 알레르기 있잖아!
먹으면 알레르기로 고생을 하는 거.
그거 얘기하는 거죠.
유리씨,
가족이거나 가까운 사람 아니면
모르는 건데....
- 사실 제가 온 건 드릴 말씀이 있어서입니다.
불편한 말이 될지 모르지만
부사장님도 알고 계셔야 할 것 같아서요.
식사도 마쳤겠다.
이제 이야기를 해야겠다.
부사장님 내외분과의 약속을 잡아
여기 온 것은 드릴 말씀이 있어서입니다.
물론 제가 드리고자 하는 말이
두 분께는 불편한 말이 될지 모르지만
그래도 이야기는 드려야 하는 내용이기도 해서요.
부사장님도 알고 계셔야 할 것 같아서요.
생각해보면 여기 모인 분들 모두
관련이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 이 사람이랑 유리씨,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합니다.
두분이 어떻게 생각을 하실지 모르겠지만,
여기 있는 이 사람이랑 유리씨,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합니다.
더 자세히 이야기 드리고 싶지만
여기 있는 두 사람에 대해서,
받게 될 충격이 더 크실 것 같기도 해서.
그냥 이렇게만 우선 이야기 드리네요.
(박이사한테 내가 부탁을 좀 했어요.
.... 그런 거 아니에요. 내가 보증합니다.)
부사장님,
물론 부사장님이 유리씨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또, 같은 회사에 있으시니 부탁해서 조금씩 도와주는 것쯤은
괜찮았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도 제 나름대로 확인을 했고,
증거도 있기에 지금 이야기 드리는 것입니다.
안 그래도 혹시 믿지 못하실 것 같아
여기 증거가 되는 사진을 가지고 왔네요.
제가 직접 말하는 것보다 직접 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으니까
여기 보시기 편하게 앞에 놓겠습니다.
- 따로 하실 얘기가 있을 것 같아
그럼, 저는 일어나보겠습니다.
그러면 나는 여기서 이만 빠져주면 될 것 같다.
여기 있으신 분들끼리
따로 하실 얘기가 있을 것 같아
그럼, 저는 (이만) 일어나보겠습니다.
인사하고 나가면 되겠지. 이제
오늘 내가 할 일을 다 했으니까.
- 무슨 얘기?
당신이 눈 하나 깜짝 안하고 날 속인 얘기.
뻔히 내가 보는 앞에서 날 조롱한 얘기.
어떡해. 바람을 펴도 이렇게는...
... 얘기를 해 ...
무슨 얘기.
들어봤자. 다 내가 생각하는 그런 이야기일 것 같은데,
다 아는 이야기이고,
당신이 눈 하나 깜짝 안하고
날 계속 속여 온 얘기.
뻔히 내가 보고 있는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조롱한 애기.
어떡해! 바람을 펴도 이렇게는...
(생각을 해도 기가 막혀서.
내가 계속 모르기를 바라며
나를 지켜본 것인가?)
참 기가 없어서, 어이없어.
- 더러워.
당신 그 더러운 짓 때문에,
당신이랑 지낸 지난 10년이 한순간에 악몽이 됐어.
당신이 지금 이 모든 순간을 지옥으로 만들고 있다고.
아, 그리고 지금 내 기분이 어떤지 알아.
한마디로 ‘더러워’야!
당신의 그 더러운 짓 때문에
당신이랑 지내온 지난 10년이라는 시간들이
지금 나에게 어떻게 기억되는지 알아.
한마디로 ‘악몽’이 되었어.
당신과 함께 했던
지난 10년이라는 시간과 함께
당신이 지금 내가 있는 현재,
이 시간들마저도 나에게 악몽,
아니 악몽보다도 더한
지옥으로 만들고 있다고
내 모든 것들이 지옥이 되었어.
- 전부를 잃는 게 어떤 건지 보여줄게.
같이 가자! 지옥으로.
내 모든 것,
내가 지금까지의 지내온 모든 것들
당신이 지옥으로 만들어버렸어.
그래서 나도 당신에게 해주려고 해.
오직 나만의 선물을.
그게 당신에게는 좋은 것은 아니겠지만,
당신이 나를 이렇게 만들어버렸으니까
나도 당신에게 무슨 방법을 써서든
나만의 방식으로,
지금 당신이 가진, 가졌던,
전부를 잃는 게 어떤 건지 보여줄게.
그게 무엇이든
같이 가게 될 거야.
‘같이 가자! 지옥으로!'
- 아기방 문 앞 정선
집에 이 방문을 열지 못했던 나,
이 방문을 열면
계속 생각이 날 것만 같았는데,
이제 나에게 남은 것은
이 방 안에 있는 것들뿐이네.
오늘은 열어봐야겠어.
열고 들어왔는데,
왜 이렇게 슬프기만 할 것일까?
여기 있는 것들,
다 나에겐 소중한 것들인데,
다 나보다 소중한 내 아이를 위한 것들이었는데,
여기 있는 것들을 준비하면서
얼마나 좋아했었는데,
그 마음만은 꼭 간직하고 싶었는데,
내 앞에 있는 이 방의 모든 것.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들,
이제 나에게 남은 것이
이 방의 것들만 있는 것이라는 게
왜 이리 슬플까?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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