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적 나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생각했다.
세상에 나 마진주가 있고 나이는 그저 나에게 스며드는 하나의 숫자일 뿐이라고
그러나 한해, 한해 그 수들이 커져갈수록 알았다.
나이가 내게 스며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숫자에 맞춰가고 있다는 사실을.
그렇게 나는 내 나이에 적응해갔다.
결혼 후 서진이를 키우다보니,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흘러가는 중에 우연히 인터넷으로 예쁜 원피스가 있길래 주문하여 택배를 받았다.
오늘... 얼마 만에 사보는 원피스인지...
예뻐 보여서 구입을 하였는데... 생각보다 짧다.
서진이 같이 다니려면 거의 못 입을 것 같은데...
애 아빠도 반응이 시큰둥하고... 반품해야 하려나보다.
지금 생각해보니 참 어릴 때... 지금보다 나이가 적었던 그 때에는
정말 세상 중심에 나 자신이 있고.. 세상이라는 시간 속에서
나이는 나에게 찾아오는 하나의 스쳐 지나는 숫자에 불과한
별 의미 없는 숫자라고 생각하였는데
시간이 흘러 1년, 2년... 시간이 지나 그 나이라는 숫자에 하나씩
수가 붙어 늘어날수록 천천히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이가 나에게 그저 스쳐 지나가는 숫자인 것이 아니라,
나이라는 숫자는 그 숫자의 무게만큼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에게 세상에서 무엇보다도
가장 빠르게 찾아와 만나게 되는 내 일부분이라는 것을.
세상이 나에게 주어주는 나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도 모르게
그 나이의 숫자에 맞게 행동하고, 시간을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순간에
맞게 적응, 분배하며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 누구 마음대로, 난 한놈만 팬다.
반도... 나는 주점에서 일하는데... 지는 데이트를 한다.
좋았어... 물 폭탄이나 맞아봐라.
자.. 만원... 그리고 (슬금슬금 그냥 가겠다고 안돼지...)
얘.. 반도....
던져 볼까나... 하나.. 둘... 셋......
내가 괜히 만원을 낸 줄 알아.
반도 때문에 생긴 스트레스도 풀 겸,
내가 얼마나 던지기를 잘 하는데.. 구경하는 너희는
모를 꺼다.
주변에.. 바꿔야겠다는 소리가 들리네..
어림없어.. 난 한 놈만 팬다고... 누구마음대로...
그 한 놈이 바로 지금 폭탄 맞고 있는
반도라고...
직접 이야기는 못하지만...
지금 난 다른 사람에게는 관심도 없어. 저.. 반도외에는...
- 야, 원래 여자는 잘 꾸미면 다 저래.
어... 진주... 어...
‘야.. 원래 여자는 잘 꾸미면 다 저래.. 아니...’
내가 모르던 모습이 있네...
아니면 내가 그냥 지나쳐온 것일까?
지난 18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진주가 저런 모습이 있었나...
가까이에서 봐온 나인데... 왜
진주의 저런 모습이 처음 보는 것 같이 느껴지는 것은 뭘까?
가까이 있어서 모르고 지나온 것이었을까?
왜 좀 낯설게 느껴지는 것 같은 느낌이 있는 걸까?
그저 살아내기 바빠서 진주의 모습을 못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지금 무대 위의 저 모습이 진주의 모습이라....
- 내가 좋아하는 거, 없으니까 니가 모르는 거 아닐까?
.... 좋아하는 거... 좋아하는 거... 술....
그렇게 고민하다 나온 게 술....
진짜 모르겠어.
내가 좋아하는 거... 없는 거 같은데...
민서영.. 너가 물어봐서 생각해보기는 하였는데...
지금의 나는 좋아하는 거 모르겠다.
나에 대해서 좋아하는 것이 뭔지 모른다고 했지.
생각해봐도 모르겠어서... 그래도 그나마 저 앞에 술이 보이네..
술... (술 좋아해서 마시기는 하니까.. 우선 대답은...)
정말 모르겠어.
좋아하는 거..
내 머릿속에는 지금은 좋아하는 것이 뭐였는지....
지금 뭐 좋아하는지도. 생각이 안나네.
좋아하는 것이 있기는 하였는데...
뭐였지.... 지금 앞에 있는 너에겐 말 못하지만..
38년을 살아온 나는 지금 생각해봐도 (물론 너에게는 난 20살이지만)
좋아하는 게 없다. 정말 생각이 안나...
-
당신은 당신일 때 더욱 빛난다.
이번 회차의 부제인 문장.
오늘은 이 문장의 의미를 그대로 전하기 위해서 있는 6회차이었던 것 같다.
드라마 속에서 각자의 시선이 있기는 하지만..
주로 보여진 시선을 보면.... 느낌을 이야기하면....
반도가 생각하는 진주에 대한 시선이다.
그것이 메이퀸에서의 모습도 그렇지만...
진주가 노래를 부를 때... 반도가 진주의 모습을 떠올렸을 때의 모습.
서진이와 함께 있는 진주 혼자의 모습.
메이퀸의 모습을 보고 다시 반한 듯 보이기도 하지만,
반도가 진주의 노래를 들으며 생각한 진주의 모습들,
그 모습들을 떠올렸다는 것은,
반도도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어떨 때 진주가 가장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단지, 현재 반도는 그걸 과거에 와서 떠올렸다는 것이다.
결혼 후, 서진이와 함께 있는 진주의 모습이
진주가 맡은 공간과 시간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이었다는 것을...
단지 그 순간이 자신이 가장 빛나고 있는 때라는 것을
진주는 바쁘게만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느끼지 못한 것이고,
반도는 그런 진주의 모습을 바로 자신의 옆에서,
가까이 있는 진주이기에 그냥 못 본 것이 아니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진주 엄마가 가져다 놓은 화분의 선인장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인 것도 역시,
진주와 반도가 그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자신들의 가장 빛날 때의 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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