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대체 어떤 아이였길래, 무슨 짓을 저질렀기에 아빠가 날 괴물이라고 그랬을까요?
나는 누구일까?
왜 나는 아빠가 나를 괴물이라고 한 이유가 무엇일까?
지금까지 살면서 아버지와 가족들에게 보여주었던,
혹은 주변의 사람들에게 보인 내 모습과 행동이
괴물이라고 할 정도로 이상한 것이었을까?
십여 년을 살아오면서 내가 하였던 모든 일들이 나쁜 것이었을까?
보통 또래의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은 것이 있다 하더라도,
그렇게 이상한 것은 없었던 것 같은데....
다른 이들과는 달리 생각이 많아 보이고, 똑똑한 것 때문일까?
나는 똑똑하거나 별 달리 특별하거나 이상하다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아빠가 보기에는 그건 아니었나보다.
왜? 아빠는 괴물이라고 나를 판단하였는지 궁금하다.....
- 내가 그를 찾을 수 없으니 그가 나를 찾아와 달라고.
나에게 결정적 시기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었던,
또 아빠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되는,
현재 그 때의 기억의 부분을 잃어버린 나보다도 더 알고 있을 것이라고...
그런 그를 찾아 한국에 왔으나, 현재의 나로서는 그를 찾을 수가 없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인터뷰의 작은 공간에 그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남겨본다.
나를 대신해서 찾아와 달라고...
그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기에...
찾아와서 어떤 이야기든 해서 그 동안의 궁금하였던 모든 것을
풀어버렸으면 하는 마음이 있기에...
물론 그가 올지는 그냥 기다려봐야 하는 것이지만.........
- 멈춰버린 이야기를 다시 시작한 건 그가 아니라 나다.
생각해보면, 내가 인터뷰에 메시지를 남기지 않았다면 나와 관련된..
기억과 연관된 열쇠를
풀어줄 수 있는 이야기는 멈춰있었을 것이다.
내 기억 속에 있는 장면, 이야기, 퍼즐조작처럼
조각이 난 기억을 맞추려는 시작은
꼭 지금이 아니어도 언젠가는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겪은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생각해보면, 나에게 있어서
가장 영향을 크게 미친 부분을 차지하는 기억이기도 하기에
모든 것을 다시 기억에 담아내고 싶은 것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를 찾아 한국에 온 것이기도 하며,
그를 만나야 시작된 내 이야기, 혹은
내 이야기와 연관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이들의 이야기도
또한 끝낼 수 있을 것 같기에 멈춘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 니가 이걸 들을 때쯤 약속을 지키러 갈게. 난 이미 니 옆에 있을거야.
현아,
내가 지금 녹음하고 있는 이 테이프를 듣게 되는 날이 언제일까?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내가 너를 처음 만났을 때의 어린이가 아닌
다 자란 어른이 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되네.
넌 우리가 했던 약속이나 비밀들을 기억하고 있을까?
내 생각에는 기억이 흩어져 퍼즐 맞추기처럼 하고 있을 것 같기도 하네.
생각해보면, 너가 어릴 때 겪었던 것들이 너에게는
충격이었을지도 모르니 잊혀진 기억도 있을 것 같아서....
그래도 한번 너가 언젠가는 듣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또, 우리는 약속도 있으니, 언젠가는 만나게 될 날을 기대하며,
남겨보려고 한다.
너가 이 테이프들을 듣게 되는 때에는
아마 이 테이프가 나와 관련된 것들이라는 것은
다 알고 듣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드네.
너의 아빠가 녹음한 나에 대한 이것들을 하나하나 들으며,
내가 어떤 사람일까, 정확히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가고 있으며,
이 테이프들을 들으며 파악하려고 하고 있겠지.
이 많은 나와 관련된 테이프중에
딱, 하나만 너의 아빠가 아닌, 내가 직접 녹음한 내용을
남겨본다.
많은 시간이 주어진 것이 아니라서 간단히 남겨보지만,
현아, 기억하지. 너가 어떤 어른이 되어 있을지 궁금하다는 말.
너와 만난 시간이 긴 것은 아니었지만,
나에게 누군가가 궁금해질 정도로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게 해 본 이가
너가 처음이다.
보통 사람들이 이야기하기를 처음이 기억에 남는다고 하지.
그래서 나는 너가 어른이 된 모습이 궁금하네.
우리는 처음 만나서 비밀을 서로 공유하고, 약속도 하게 된 사이이니만큼
너의 모습이 궁금하네.
아마도 니가 이걸 듣는다면 어른이 되어 있을 것이니,
그 때쯤 너를 만나러 가게 될 것이고 널 만나면 약속도 지켜야지.
너가 약속을 기억할지는 모르지만,
우리 둘의 약속이니 지켜야지. 그게 도리이기도 하고.
그런데 내 생각에는
너가 이 테이프를 듣게 되는 때 이미 나는
너와 아주 가까운 곳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드네.
단지, 너가 나를 찾아내는 것이 문제가 되겠지.
나는 너와 가까운 곳에서 너를 지켜보고 있겠지만
너가 나를 얼마나 잘 찾아낼 수 있을지도 궁금해지네.
그럼, 현아. 나중에 보자. 우리는 만나게 될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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