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빠가 여기 왜 있어요?
아빠가 왜 저 여자 보호자예요?
아빠가 여기 병원에 있겠다고.
그게 무슨 말이야.
보호자...
아빠가 왜 안에 있는 저 여자 보호자야.
보호자가 뭔지 몰라요.
말이 안 되는 상황인데 무슨 보호자?
- 왜 잊어? 그걸 어떻게 잊어?
딴 남자랑 살겠다고 우리 버리고 간 거 저 사람이야?
아빠가 저 여자 때문에...
(아빠는 다 잊었어. 지난 일이잖아.)
잊었다.
왜? 아빠, 그걸 어떻게 잊어?
아무리 시간이 지났다고 하지만
잊을 수가 있는 거였나?
딴 남자랑 살겠다고 우리 버리고 간 게 안에 있는 저 여자야.
그리고 잊었나본데 아빠가 저 여자 때문에...
- 잊지마요. 저 여자 남... 남보다도 못한 사람이에요.
잊지 마요. 안에 있는 저 여자...
남... 남보다도 못한 사람이에요.
저 사람이 우리에게 어떻게 했는데,
그걸 잊는다고 그래요. 잊으면 안 되는 거, 알죠?
- 가요. 차라리 내가 있을게. 아빠가 있을 바에는 내가 있는 편이 나요.
아빠가 있겠다고. 병원에.
그건 안 되는 말이에요. 가요.
나도 내키지는 않지만 차라리 내가 있을게.
아빠가 있을 바에는 내가 있는 편이 그나마 나요.
아빠가 저 여자랑 같이 있는 것은 못 봐.
그러니 가요. 내가 있을 거에요.
- 오빤 왜 만났어요?
설마 오빠한테 돈 해 달랐어요?
엄만 대체.. 대체 어떻게 하면 그렇게 살 수 있어?
그 때도 그러더니, 결국 엄마가 날 찾는 이유는 돈이야.
오빠는 왜 만났어요?
처음에 연락받고 왜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어.
갑자기 오빠가 엄마에 대해서 전화하니까.
이상하지. 그래서 생각을 해봤는데.
설마 오빠한테 돈 해 달랐어요?
엄마는 참 어떻게 하면 그렇게 살 수 있는 거야.
생각을 해도 대단하다고, 어떻게 하면 계속..
또 생각이 나는데, 그 때에도 그러더니
결국 엄마가 날 찾아오는 이유는 항상 돈이네.
매번 그렇게밖에는 생각을 못하는 건지.
다른 때는 가만히 있다가 돈이 필요한 때만...
- 고작 그걸로 이제 와서 어쩌자는 건지?
근데 진짜 웃긴 게 아주 잠깐, 정말 아주 잠깐이었지만
‘나도 사위 챙겨줄 엄마가 있구나!’ 그랬어.
웃기지?
결혼한다고 하니, 생각지도 않게 엄마가 찾네.
옷 하나 해 주라고 돈을 주네.
오빠에게는 말 하지 않았던 이유가
어차피 지금 나에게는 아빠뿐이니까 그렇기도 하고
엄마는 나에게 아무것도 기억에도 담아두고 싶지 않기도 했지만,
찾아온 엄마를 보고,
잠깐이지만 정말 잠시이지만,
나도 사위 챙겨줄 엄마가 있기는 하구나 생각을 하기는 했다.
웃기지?
- 이거였어? 당신이 찾아온 이유가?
아빠, 어디인지?
어... 아빠, 엄마...
근데.. 봉투...
뭐지?
돈이었어.
갑자기 떠났던 엄마가 나를 찾아온 이유가
결국은 돈이었던 것이야.
돈이 필요해서, 자신이 낳은 딸 결혼식에 왔던 거라고.
이거였어? 당신이 찾아온 이유가.
갑자기 엄마라는 사람이 입원을 했다고 해서 왔는데,
왔던 이유가 또, 돈 때문에 온 거고.
어릴 때 버리고 떠났던 엄마,
결혼식에 와서 돈을 받아갔던 엄마,
도대체 왜 그렇게밖에 못 사는 건지?
걱정이 되기는 해도, 생각하면 우리를 버리고 간 것도 진짜이고
결혼식에 온 것도 돈 때문인 것도 맞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 건 왜 일까?
너무 슬프게만 느껴지는 게 왜 일까?
- 오늘은 경황이 없어서 이렇게 됐지만
입원 더 해야 한다고 하면 내일부터는 간병인 쓸게요.
그래도 생물학적 엄마니까 그 정도 도리까지는 하지요.
근데 이제 우리 다신 볼 일 없었으면 좋겠네요.
오늘은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늘은 내가 있을 것이고,
입원을 더 해야 한다고 하면 내일부터는 간병인을 쓸게요.
뭐? 이유야 어찌되었든 생물학적 엄마이니까
그건 어떻게 변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
그 정도 도리까지는 하지요.
그래도 내가 하는 것은 딱 여기까지인 것으로 알아요.
여기... 이제 우리 다신 볼 일 없었으면 좋을 것 같아요.
- 이런 거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너도 힘든 일이 참 많았을 텐데 이렇게 살아남았구나!
한옥의 모습...
세월이 얼마나 되었든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옥.
나는 이런 거 보고 있으면 하는 생각이 있어요.
한옥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전해지는 우리 주변에 있는 공간인데,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들의 공간을 가진 한옥.
그 많은 시대의 변화와 시간들을 겪어내면서도
그 안에서 많은 힘든 일들을 보면서도,
지금 우리 앞에 당당하게 지금까지 살아 옆에 있다고
보여주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 저희 아버지가 하루는 이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사람을 아름답게 하는 건 외형이 아니라 표정이라고.
표정은 마음이 만들어낸 거라고.
오래도록 그 말을 이해 못했는데,
이 일을 하면서 그 말을 이해하게 됐어요.
아이러니하게도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을 만나다보니까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더라고요.
아.. 사람을 아름답게 하는 건 외형이 아니라 마음이구나.
회장님은 지금 충분히 아름다우세요.
조화로운 균형 잡힌 것을 좋아하는, 아름다운...
하지만.. 자신은 불균형...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저희 아버지가 이야기한 것인데.
사람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그 사람이 가진 외모, 외형이 아니라
표정이라고 하더라고요.
표정은 그 사람이 가진 외모로 표현을 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표정을 나타내는 것은 외모, 외형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에서 만들어낸 것이라고요.
물론 저도 처음부터
그 말을 이해한 것은 아니에요.
지금의 제가 하는 일을 하면서 이해하게 된 것이지요.
제가 만나는 사람들이
뭐라고 할까 아이러니하게도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이라서
그들을 보면서 알게 되었어요.
사람을 아름답고, 좋게 하는 것은 외모, 외형이 아니라
마음이구나! 라는 것을 말이지요.
회장님도 지금 충분히 아름다우세요.
- 우리 일이 이래요.
예상치도 못한 일이 이렇게 곳곳에서 빵빵,
인생이 내 마음대로 안 된다는 걸 제대로 체감할 수 있죠.
유리씨, 오늘 수고했어요.
지금은 아직 마친 것이 아니라 정신없을 수도 있지만,
우리 일이 이래요.
예상치도 못한 일이 이렇게 여기저기, 곳곳에서
빵빵하고 일어나는 것이지요.
우리가 보통 인생이 자신의 마음대로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되기를 항상 원하고는 있지만
현실에서의 인생은 내 마음대로 안 된다는 걸
제대로 체감할 수 있지요.
지금의 우리들처럼 말이에요.
- 왜 그랬어? 나랑 아빠한테 왜 그랬냐고?
암이라는 걸 알고 있었..
염치가 있다고 다신 볼 일 없을 거라고...
이렇게라도 본 김에 물어봐야 할 것 같다.
지금 물어보지 않으면 아마 평생 못 들을 것 같기도 해.
왜 그랬어? 나랑 아빠한테 왜 그랬냐고?
왜 우리를 떠났어.
그것도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만들어서
우리를 떠나야만 했던 이유가 대체 뭔데?
왜 그랬어?
- 니 아빠는 내 인생에 일어난 유일한 좋은 일이었어.
근데 지 팔자 지가 꼰다고 나라는 년이
그 좋은 걸 감당할 그릇이 안 되더라.
잘난 니의 아빠 집에서 주눅 들고 쪼그라드는 게 싫었다.
도망치고 싶었어. 그 때 그 놈을 만났지.
왜 그랬냐고?
지금 이야기해봐야 너가 나를 이해해줄까?
그래도 지금은 이야기해줘도 될 듯 싶기는 한데.
너도 알겠지만, 니 아빠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은.
니 아빠는 내 인생에 있어서 일어난 유일한 좋은 것. 좋은 일이었어.
근데, 그 좋은 일이 나에게는 말이지.
지 팔자 지가 꼰다는 말이 있잖아.
그 말대로 나는 니 아빠라는 좋은 걸
담아낼, 감당할 그릇이 안 되더라.
잘난 니 아빠 집에서 항상 나는 주눅 들고
쪼그라드는 내 모습이 싫었어.
그래서 도망을 치고 싶었지. 그 때 그렇게 된 거야.
- 그래. 감정에 달떴지.
뭘 놓치는지 모르고 순간적인 감정에 달떠서.....
지금 생각하면 그래.
그 당시 그냥 내가 힘들고 그런 모습으로 사는 게 싫어서
그 놈을 만났을 때 느꼈던 감정에 달떠서
내가 뭘 놓치는지도 모르고 그냥 순간적인 감정에 좋아라 해서
그렇게....
- 참았어야지. 죽을 힘을 다해서 참았어야지.
... 후회하긴 했어.
(했지. 매일 매초를 후회했어.
... 이미 벌어진 일인 걸.)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참았어야지. 죽을 힘을 다해서 참았어야지...
참았을 수도 있었잖아.
그렇게 들으니 참았어야지. 생각이 들기는 하네.
후회하기는 했어.
나와 아빠를 떠났던 그 일에 대해서
후회하기는 했어.
후회... 너는 어떻게 느낄지는,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하기는 했지. 매일, 매초를 후회했어.
하지만 지금 생각해봐야 어쩌겠어.
이미 벌어진 일인 걸.
- 거짓말, 그럼 돌아왔겠지.
그렇게 우린 버리고 간 엄말
바보같이 난 계속 기다렸어.
돌아오면 용서해주겠다고.
근데 안 오더라.
거짓말. 만약 후회한 것이 사실이라면
돌아왔겠지. 언제가 되었든 말이야.
나와 아빠, 우리를 버리고 간 엄말
나는 바보같이, 난 계속 기다렸었어.
지금 생각해봐도 바보였던 거지.
돌아만 온다면 용서해주겠다고.
용서를 해주겠다고 생각을 하고
계속 기다렸었는데,
근데, 엄마는 안 오더라고.
- 아, 엄만 돌아오지 않는구나.
난 버려진 거구나 깨달았을 땐
차라리 엄마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럼, 적어도 엄말 생각하면서 그리워할 순 있을 테니까.
그래서 우릴 떠난 엄마가
정말 돌아오지 않는구나.
우리는 나는 버려진 거구나! 하고
깨달았을 땐 내가 했던 생각이 뭔지나 알아.
만약 엄마가 딴 남자랑 도망을 간 것이 아니라
차라리 엄마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어.
왜인 줄 알아.
산 사람을 죽었다고 생각하는 건 미안하지만
그렇다면 적어도 지금 엄마를 생각하면서
그리워할 수는 있을 것이니까.
그나마 엄마와 있었던 좋은 일들을 생각하면서
그리워할 수 있는 것이 나에게는
더 좋은 게 아니었을까 생각을 하게 되었거든.
- 그 때 결심했어.
난 절대 떠나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누구도 떠나보내지 않을거라고.
나는 그 때 결심을 했어.
엄마로 인해서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겠다는
하나의 방향을 정했다고나 할까?
나는 엄마처럼
절대 떠나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엄마처럼 주변의 사람들을 두고
떠나 버리는 사람은 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내 주변의 사람들,
내 옆에 있는 사람, 모두에게서
떠나는 사람으로 기억되게 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또, 내 옆에 그 누구도 떠나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그게 누구이든, 나를 떠난 사람으로 기억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엄마가 나에게는 나를 떠난 사람이라고 기억되는 것처럼
나는 사람들을 그렇게 기억하고 싶지도,
기억하게 하고 싶지도 않거든.
- 저도 처음에 영화를 봤을 때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근데 요즘엔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과연 뭐가 더 나쁜 걸까
진실을 모르고 사는 삶을 과연 진짜라고 할 수 있을까?
영화에 대해서는 저도 처음 보고 생각은 그렇게 했었는데
요즘은 그런 생각이 많이 들어서요.
진실을 알게 하는 빨간 약, 믿고 싶은 대로 믿게 하는 파란 약.
둘 중에 뭐가 더 나쁜 것 일까하고 말이죠.
어떻게 되었든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든
다 자신이 살아가야하는 삶의 하나인데,
진실을 모르고 사는 삶,
그게 정말 자신의 온전한 삶이 되는 것일까요?
진실을 모르는 삶이 과연 진짜 자신의 삶이 될 수 있는가 해서요.
- 원하는 걸 가지면 괜찮을까요?
원하는 게 무엇인지에 달렸다.
원하는 걸 가지게 된다고 해도 괜찮을까요?
그게 과연 그 사람이 원하는 삶의 방향일까요?
원하는 걸 가진다고 해도,
삶이 자신이 뜻하는 대로 간다는 것도 아닐 것 같은데.
- 전 잘 모르겠어요.
근데 과연 현실에 파란 약이 존재할까요?
현실에서 진실은 결국 드러나잖아요.
빨간 약과 파란 약 중 선택이라...
전 잘 모르겠어요.
지금 갑자기 생각을 해봐도 정확히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있다면 좋을 수는 있겠지만
과연 현실에 믿고 싶게 만드는 파란 약이 존재할까요?
현재 우리가 사는 삶은 영화 속이 아니라 현실이니까요.
보통 보면 현실에서 진실은 결국 드러나잖아요.
좋은 의미와 행동이었다고 해도
진실은 감추려고 해도 언젠가는 드러나게 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있는 현실, 지금이니까요.
단지, 시간이 필요한 것이니까요.
믿고 싶은 대로 믿게 하는 파란 약이라.
어쩌면 그 사람이 이야기한대로 믿으려고 했던 것.
그냥 덮고 나 혼자 알아보려고 했던 것.
그게 과연 나에게나 그 사람에게나 좋은 것일까?
믿어본다는 했었지만
나는 계속 진실이 뭔지, 문자를 보낸 이에 대해서
계속 궁금해 하고 있는 나인데,
지금의 내 모습은 파란 약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알게 하는 빨간 약을 더 필요로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 파란 약은 존재하지 않으니까
언젠가는 드러나게 되어 있는 것이 진실이니까.
내가 처한 지금의 이 상황도 언젠가는 드러나게 되어 있을 것이다.
그걸 해결하는 것 역시,
해결이라기보다는 알아내는 것 역시 나이니까.
진실이 무엇인지? 내가 처한 주변의 상황들에 대한 일들의 진실.
언젠가는 알게 될 것들.
그냥 물어봐야 할 것 같다.
- 이런 문잘 받았어.
덮으려고 했는데, 그래볼려고 했는데,
덮어놓으니까 생각이 더 커지네.
역시 알아야겠어.
당신이 만났다는 그 여자에 대해.
알아야겠다고.
이런 문자를 받았어.
그 동안 내가 왜 당신을 쫓아다니고
이야기하고 했었는지는
이 문자 때문에 시작된 일이야.
물론 전에 당신의 말,
끝났다는 말,
그래서 이제 당신을 믿어보려고 한다는 말,
그것들 때문에 덮으려고 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덮고 살아가려고
그래볼려고 했는데,
덮어놓으니까
이건 덮는 게 아니라
내 안에 머릿속에 생각이 더 커지네.
덮는 것이 아니라
이 일에 대해서 생각만 많아지고
더 알아보려고 하는 내 모습이 있더라.
그래서 생각해보고 내린 결론이 뭐냐면
알아야만 하겠다는 거야.
당신이 만났다고 했던 그 여자에 대해서
알아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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